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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태주, 어리신 어머니
    [프로젝트] 단상 모음/2020 칼럼, 단상 2020. 6. 2. 11:13

    #2일차

    [詩想과 세상] 어리신 어머니 / 문태준 시인 / 경향 / 2020.04.26

    어머니 돌아가시면 가슴속에

    또 다른 어머니가 태어납니다

    상가에 와서 어떤 시인이

    위로해주고 간 말이다

    어머니, 어머니, 살아계실 때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부디 제 마음속에 다시 태어나

    어리신 어머니로 자라주세요

    저와 함께 웃고 얘기하고

    먼 나라 여행도 다니고 그래 주세요

    나태주(1945~)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262048005&code=990100


    어리신 어머니. 나이를 달리해도 어머니는 어머니일테다. 다소 어색하게 다가오는 '어리신'을 여러번 곱씹고 난 뒤 어머니를 다시 떠올려본다. '회고'란 슬프면서도 아름답다. 아름답지만 슬프기에 '회고'를 마냥 반갑게 맞이하진 못한다. 나태주 시를 오전 내내 읽으며 아직은 이 시와 좀 더 멀어지고 싶었다. 그저 한 때의 시로만 남길 바라며.

     

    생활에는 힘이 있다. 아무리 엎어져도 다시 주먹쥐어 바닥을 짚고 일어날 수 있는 건 단단한 생활의 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생활보다 속도를 높여보면 오롯이 보이는 '생활'이 있다. 뛴다, 달려간다. 생활이 꾸려진다는 건 결코 멈춰선 안되는 일임을 그 때서야 체감하곤 한다. "요즘 나태주 시인은 움직이면서 시를 쓴다고 한다." 작가의 움직임이 그래서 더 반가웠을지 모른다. "싱싱한 생활"을 담은 시도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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