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단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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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임을 위한 행진곡[프로젝트] 단상 모음/2020 칼럼, 단상 2020. 6. 25. 10:37
#25일째 [신형철의 뉘앙스] 인간임을 위한 행진곡 / 신형철 문학평론가 / 경향 / 2020.05.28 "그렇다면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당신’을 위한 것이자 ‘있음’에 대한 것이기도 하리라. ‘어떻게 있을(살) 것인가’에 관한 노래라는 것이다." "나가는(싸우는) 자의 주체성은 흔들림과 깨어남의 반복이다. 수시로 흔들리면서도 매번 깨어나야 하는 삶, 그것은 죽은 자와 산 자 사이에 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의 창궐을 막아내는 것이 산 자들의 책무라는 것이다." "5월 광주에서의 자신을 증언하는 분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누구라도 그때 그곳에 있었다면 자신처럼 행동했을 것이라는 말. 제 허물을 용서하기 위해 인간 전체를 용서해버리는 사람도 많은데, 그분들은 자신이 도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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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보수[프로젝트] 단상 모음/2020 칼럼, 단상 2020. 6. 24. 10:07
#24일째 [신형철의 뉘앙스] 연민의 인간, 공포의 인간 / 신형철 문학평론가 / 경향 / 2020.04.29 "‘자유민주주의’에서 강조되는 것은 자유이지 민주주의가 아니고, ‘시장경제’의 핵심은 시장이지 경제(경세제민)가 아니다. 공포의 인간이 정치에 기대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경세제민이 아니라 더 많은 부를 약속하는 ‘자유-시장’이며 비천한 이들로부터의 보호다." "공포의 인간은 연민의 인간에게 진짜 얼굴이 따로 있다고 믿는다. 가면인 줄 알고 벗기려 했는데 가면이 아니라 피부라면, 그 피부라도 벗겨내서 피 흐르는 피부를 가면이라고 우겼다. 역사는 그것을 공작(工作)이라 부른다. 유구한 역사를 갖는 ‘간첩 만들기’보다 근래 더 중요해진 공작은 비위를 털어 도덕성 훼손을 시도하는 ‘위선자 만들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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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프로젝트] 단상 모음/2020 칼럼, 단상 2020. 6. 22. 14:19
#22일째 [진중권의 트루스오디세이] 김훈, 징그러운 진보의 무덤에 침을 뱉다 / 진중권 미학자, 전 동양대 교수 / 한국 / 2020.05.07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5060844779753 "나는 당신이 쓴 글을 혐오한다. 그러나 당신의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당신에게 보장해주기 위해 나는 기꺼이 죽을 준비가 돼 있다."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던 포리송교수가 해임되자 촘스키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탄원서를 썼다. '반유태주의자인 유태인'으로 공격을 받으면서도 꾸준하게 표현의 자유를 언급했던 촘스키. 기자들은 그의 표현을 볼테르의 경구에 비유했다. 촘스키를 만능 방패막으로 꺼내든 건 아니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니까 쓰고 싶은대로 쓰는 거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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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링[프로젝트] 단상 모음/2020 칼럼, 단상 2020. 6. 19. 11:07
#19일째 [김훈 거리의 칼럼] 코너링 / 김훈 작가 / 한겨레 / 2020.05.25 "사람의 몸과 오토바이가 옆으로 기울면서 90도 길모퉁이를 돌아 나가는데, 이때 각도를 오버해서 복원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어찌 되는가. 이것은 생사를 넘나드는 코너링이고 백척간두의 코너링이다." "이들의 필사적인 코너링 속에는 자본이 인간을 분산해서 고립시키고, 고립된 개인들을 다시 조직해서 작동시키는 모든 장치가 들어 있다. 이들은 책임과 비용과 위험을 모두 짊어지고서 아무런 생산수단이 없어도 ‘사장’ 대접을 받는다. 플랫폼에는 뿔뿔이 흩어진 노동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46304.html#csidxa98622204353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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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프로젝트] 단상 모음/2020 칼럼, 단상 2020. 6. 18. 10:36
#18일째 [천운영의 명랑한 뒷맛] 나의 미니멀 라이프 / 천운영 소설가 / 경향 / 2020.05.25 "십여년 만에 이사를 하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쌓아두고 살았는지 알았다. 많은 것을 정리했다. 버리고 나누고 줄였다. 물리적 공간이 줄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지만 그 결과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사물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쯤 단순하고 명료해졌다. 그러면서 다짐했다. 앞으로는 딱 이만큼의 공간만을 허락하겠다. 이 정도의 짐만 지고 살겠다. 생활과 일, 마음과 감정에 관해서도 단순명료하게 유지하겠다. 그렇게 나의 미니멀 라이프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 "금단의 시간이 지나고 인터넷 없이 생활하는 데 익숙해지자 고요가 찾아왔다. 검색을 줄이자 기억력이 조금 돌아온 듯도 했다. 눈을 감고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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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방과 비책[프로젝트] 단상 모음/2020 칼럼, 단상 2020. 6. 17. 11:45
# 17일째 [천운영의 명랑한 뒷맛] 비방이 내게 남긴 것 / 천운영 소설가 / 경향 / 2020.04.27 "테이블 어딘가 숨겨진 메모에 내 땡땡 사가시오 집 안 나갈 때 쓰는 비방이란다 비책 아닌 무언가를 헐뜯어 함부로 내던진 비방이었다" "땡땡 비방을 써서 숨긴 집주인을 생각했다. 집주인은 자신이 쓴 비방이 통했다고 믿고 있을까. 그것은 비책이 아니라 무언가를 헐뜯어 함부로 내던진 비방이었다. 장판 아래 어딘가에 미처 치우지 않은 비방이 여전히 남아 있을 수도. 실체가 드러났지만 나는 여전히 공포와 함께 살고 있다. 누군가 침입할지도 모른다는…. 얼토당토아니한 비방을 비책이라 믿는 저 어리석은 자들은 언제쯤이나 사라질까."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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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쎔블리(assembly)[프로젝트] 단상 모음/2020 칼럼, 단상 2020. 6. 15. 10:03
#11일째 [책과 미래] 사회운동의 민주화 /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 매경 / 2020.06.13 "그러나 현대의 사회운동들은 머리 없이 스스로 조직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생각 아래 자기 머리를 스스로 베어냈다. 이제 운동 방향이나 형태를 결정할 때 `고독`은 필요 없다. 우리는 홀로 결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흩어져 있지만 늘 연결돼 있다. 필요하면 `함께` 결정할 수 있고, 공감하면 언제든 모인다(assembly). 스스로 우리 행동을 정할 뿐 아무도 권위를 갖고 우리를 지도하게 놔두지 않는다." "네그리와 하트는 오늘날의 대중을 다중(多衆)이라고 부른다. 다중은 하나의 정체성에 포획되지 않는 `독자성을 지닌 자율적 개인의 집합`으로 전혀 일사불란하지 않다. 각자 다른 꿈을 꾸고,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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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 도덕적 우월감[프로젝트] 단상 모음/2020 칼럼, 단상 2020. 6. 8. 14:08
#8일차 [마음 읽기] 다른 생명을 먹는 일 / 장강명 소설가 / 중앙 / 2020.05.13 "동물과 사람의 적당한 관계는 뭘까? 고등동물과 ‘하등한 동물’ 사이에 선을 그어야 할까? 동물들은 ‘해방’되어야 할 존재일까? 아니면 이는 실은 모두 우리 마음의 위안에 관한 문제일까?" "첫째, 어떤 일이 도덕적으로 옳은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때 그 일을 한다는 이유로 도덕적 우월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 "둘째, 나의 불쾌함·불편함, 혹은 금욕에 대한 은밀한 열망을 섣불리 도덕과 연결시켜서도 안 된다. ‘많은 사람이 불편해한다면 잘못된 일’이라는 주장은 인터넷 시대의 질병이다. 성 소수자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나." "우리는 모호한 정서적 반응이 아니라 단단한 이성과 논리를 기반으로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