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자유
#23일차
밀고로 돈 버는 한국은 개인의 자유 최악의 나라" 佛변호사 기고 파문 “한국은 개인의 자유에 있어서 최악의 국가다. 디지털 감시 사회를 만든 나라이고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감시와 고발이 많은 나라다. 타인을 밀고해 돈벌이를 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은 개인의 자유라는 걸 오래전에 포기한 나라다.” 프랑스 유력 신문이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과 관련해 한국을 과도한 수위로 비판한 프랑스 변호사의 기고문을 보도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Les Echos)는 지난 6일 비르지니 프라델(Pradel)이라는 변호사가 쓴 ‘코로나 바이러스와 동선 추적: 개인의 자유를 희생시키지 말자’는 글을 내보냈다." "프라델 변호사는 “대만과 한국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서 어떤 국가들보다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감시 체계를 만든 덕분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따라해서는 안된다는 요지의 주장을 폈다. 프라델 변호사는 “한국은 극도의 감시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라며 “대만과 한국이 위치 추적 수단을 마련한 것은 불행한 결과이고,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인들이 결코 이런 상황을 겪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 대만은 개인의 자유 존중에 있어서 좋은 모델이 되는 나라가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개인의 자유 보장에 있어서) 최악의 국가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
자유엔 책임이 따른다. 진부한 표현일지 몰라도 권리와 의무의 복합체인 자유를 설명하기엔 이보다 더 직관적인 표현은 없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개인이 충만하게 권리를 누려야 하지만 개인은 나 하나로만 매몰될 순 없다. 상대를 고려해야 하고 더불어 상대의 자유도 존중해야 한다. 내가 누리는 만큼 상대도 누릴 수 있도록 자유를 존중해주는 것, 자유는 권리이자 의무다.
프랑스가 주장하는 '자유'는 가장 기본적으로 개인이 누려야 할 권리다. 뼈 아픈 과거 탓에 어떤 예외 없이 자유를 내세우는 프랑스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주장 앞에서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개인의 자유권만큼 상대의 자유권도 충분히 존중해주고 있는가. 만약 나의 자유와 상대의 생명이 충돌할 경우 자유가 우선인가 생명이 우선인가. 자유권이 우선인가 생명권(인간의 생명이 불법으로 침해당하지 아니할 권리)이 우선인가.
결국 가장 물러설 수 없는 기본권들의 충돌이다. 무작정 한쪽을 포기하진 못하기에 적정선을 찾아 사회적 합의를 하거나 선택해야 한다. 최소한의 조정으로 합의를 한다면, 자유의 양보와 생명의 양보 동시에 재볼 수 있겠다. 그런데 둘은 과연 동등한가. 합의가 가능한 영역이 맞을까. 생명은 양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합의 보단 불가피한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다. 생명을 우선시하고 자유를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방법.
방역의 이탈은 곧 공공의료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긴급한 코로나 사태 안에서 자유권과 동반하는 의무는 아이러니하지만 스스로의 자유를 조금 내어놓는 일이다. 다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공공으로 구축해놓은 방역을 '개인의 자유'로 공백을 만든다면 이름 모를 누군가는 자유를 누리지도 못한 채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기사는 극단을 경계하라 정도로만 이해하면 될 듯하다. 전 세계가 불편을 겪으면서도 함께하려고 하는 건 자유를 몰라서가 아니다. 상대를 잊지 않는 성숙한 자유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